다각화 되고 있는 이커머스 생태계
최근 몇 년 동안 이커머스 시장은 여러 플랫폼, 서비스들이 등장하며 생태계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과거 PC 기반의 온라인 쇼핑이 주를 이루었다면, 현재는 모바일, 앱, 소셜 미디어, 메신저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구매가 이루어지고, 전통적인 B2C 외에도 C2C, O2O, D2C* 등의 새로운 판매 모델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구매자의 리뷰를 통해 구매경험을 제공하는 리뷰 커머스부터 라이크 커머스, 콘텐츠 커머스 등 판매자 중심의 유통 구조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시장이 전환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이커머스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과제이기도 한데요. 이번 블로그에서는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는 '콘텐츠 커머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C2C : Consumer to Consumer, O2O: Online to offline, D2C: Direct to Customer
콘텐츠 커머스란?
콘텐츠 커머스는 흥미롭고 유용한 콘텐츠를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콘텐츠 커머스는 보다 소비자에게 더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다가갈 수 있어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높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마케팅 전략입니다.
2020년 시작한 유튜브 콘텐츠 '네고왕'을 생각해 보면 바로 이해가 되실텐데요. 관련 기사에 따르면 네고왕 BBQ 편은 한 달간 7,000원 할인해 주는 협상을 맺으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하였다고 하니, 좋은 품질의 콘텐츠가 매출을 견인하는 파급효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존의 PPL과 어떻게 다른가요?
여기서 기존의 간접광고(PPL)와 콘텐츠 커머스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실 수도 있는데요.
PPL은 특정 브랜드나 상품을 스토리의 일부처럼 등장시켜 광고처럼 보이지 않게 하고 소비자가 무의식적으로 제품을 인식하게 하는 간접 광고입니다.
반면, 콘텐츠 커머스는 상품 홍보 자체를 콘텐츠로 만들어 판매를 촉진하는데요. 즉, 대놓고 상품을 홍보하는 광고이지만 재미 요소와 흥미로운 정보, 평소 믿고 보는 인플루언서 및 유튜버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소비자의 긍정적인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라이브 커머스는요?
라이브 커머스는 실시간으로 방송을 진행하면서 제품을 소개하고,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판매를 유도하는 방식인데요. 콘텐츠 커머스는 상품 및 브랜드를 재미있는 콘텐츠로 풀어냄으로써 고객에게 구매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고 콘텐츠 품질에 더 주력한다는 점에서 라이브 커머스와 차별점이 있습니다.
그럼, 실제로 좋은 품질의 콘텐츠가 어떻게 매출 상승을 안겨다 줄 수 있는지 아래 기업들의 사례로 만나보겠습니다.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고 있는 기업들
기업에서는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인플루언서 및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등 콘텐츠 커머스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각 기업에서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두 가지로 축약해 본다면 '경험 중심의 소비' 추세와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라고 보는데요.
경험 중심의 소비 : 즉,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그 제품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와 가치에 중점을 두며, 제품의 사용법과 브랜드 철학, 제작 과정 등을 중시하는 소비 추세가 증가하면서 소비자가 기대하는 내용을 담아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 마케팅이 전략이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소셜미디어 : 소셜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에서 제공되는 콘텐츠는 중요한 정보원이 되었는데요. 이러한 소셜미디어 사용이 가장 활발한 세대는 바로 MZ세대로,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그들의 소비 습관과 정보 탐색 방식이 소셜미디어로 연결되면서 콘텐츠 커머스의 주요 타겟층도 자연스럽게 MZ세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에서 실제로 어떤 콘텐츠 커머스 전략을 채택하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볼까요?
1) 웹드라마형 콘텐츠
첫번째로는 10~20분 내외 짧은 에피소드와 빠른 전개로 인기를 끌고 있는 웹드라마인데요. 드라마 주제에 맞는 상품을 자연스럽게 노출하고, 영상에 상품 태그를 걸어 상품 판매를 확대하는 전략입니다. 웹드라마는 유튜브 채널뿐만 아니라 네이버TV와 OTT 서비스 등에 웹드라마를 제공하여 다양한 시청층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CJ온스타일 - '눈떠보니 라떼'>
CJ온스타일은 자사 유튜브 채널에 자체 기획 및 제작한 단편 웹드라마 콘텐츠 ‘눈떠보니 라떼’를 공개했으며, 누적 조회수 1천만뷰를 기록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시즌2 7화에서 아파트 이웃 간 선물을 주고받는 장면에 소개된 '서리태두유'는 콘텐츠가 공개된 5월 한 달간 모바일 주문량이 전월비 17배 폭증했습니다.
<BGF리테일 - 편의점 고인물 / 편의점 뚝딱이>
편의점 고인물과 편의점 뚝딱이는 CU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아르바이트와 20대 초보 점주의 시선으로 재미있게 그려낸 웹드라마입니다. 누적 조회수 3억 뷰를 기록하며 2023 유튜브 어워즈’에서 최고 작품상 등 3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는데요. 편의점 웹 드라마 시리즈를 통해 CU를 ‘친근한 편의점’으로 만들며 지속적인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고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2) 예능형 콘텐츠
앞서 예시를 든 ‘네고왕’이야 말로 예능형의 콘텐츠 커머스가 잘 설명된 예시라고 보는데요. 쇼핑과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인 ‘쇼퍼테인먼트(Shopper-Tainment)’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예능과 상품 판매를 결합한 콘텐츠 커머스가 소비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티몬 - 광고천재씬드롬>
티몬은 ‘광고천재씬드롬’이라는 제목의 웹예능을 직접 기획 및 제작했는데요. 광고를 의뢰한 기업을 찾아가 기업 홍보 전단지를 그려주고, 의뢰 대가로 고객 혜택을 얻어내는 과정을 담아내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커머스와 콘텐츠를 결합한 첫 도전이었던 것에 비해, 매회 매진을 기록하며 편당 평균 2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방송 이후 많은 브랜드들이 참여 의사를 보여 시즌2를 기획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고 합니다.
<현대홈쇼핑 - 앞광고제작소>
‘앞광고제작소’는 현대홈쇼핑이 내놓은 가격 협상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인데요. TV 시청자 감소와 고객층이 고령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홈쇼핑업계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만 했습니다. 현대홈쇼핑은 재미 요소를 강화한 자체 콘텐츠를 통해 매출 상승은 물론 신규 가입 고객이 증가하였는데요. 특히, 구매 고객의 90%가 20~30세대로 새로운 소비층 확대에 성공했습니다.
<이베이코리아 - 장사의신동>
장사의 신동은 이베이코리아가 CJ ENM과 협업해 예능 요소를 더한 라이브 커머스형 프로그램으로 유명 연예인이 쇼호스트를 맡아 G마켓과 옥션을 통해 하루에 1개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방송 당일 참여 브랜드 제품의 하루 매출액 중 최대 80% 이상이 해당 콘텐츠를 통해 일어날 정도로 큰 효과를 보았습니다.
3)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이미 수많은 브랜드에서는 유명 연예인 및 아티스트를 브랜드 앰버서더로 선정하여 다양한 광고 및 콜라보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데요. 콘텐츠 커머스에서는 브랜드와 아티스트가 협력하여 특별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이야기 또는 제품 사용 리뷰를 콘텐츠로 풀어내는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협력은 아티스트 및 셀럽이 보유한 팬층을 활용하여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며,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이미지와 가치를 결합하여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OTT로 확장하는 커머스
커머스가 핵심 사업인 아마존, 쿠팡과 같은 기업들이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 OTT (Over-The-Top)를 통해 비디오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을 점차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어째서 주력 사업인 커머스와 더불어 OTT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하는 걸까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당시 최고경영자(CEO)였던 제프 베조스는 한 컨퍼런스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사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프라임 비디오’가 활성화하면, 유료 멤버십 회원이 늘고, 상품 판매도 더 많이 일어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콘텐츠를 통해 고객을 OTT 멤버십에 가입하게 하고, 플랫폼에 록인(Lock-in)되어 더 많은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전략으로 커머스 기업들은 OTT 사업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쿠팡 - 쿠팡플레이>
쿠팡은 유료 구독 서비스 ‘와우 멤버쉽' 회원에게 OTT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여, '와우멤버십' 가입자가 증가하면 '쿠팡플레이’ 이용량도 높아지는 구조를 만들었는데요. 특히, SNL코리아, 해외 스포츠 경기 독점 중계권 등 킬러콘텐츠로 승부를 보는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아마존 - 프라임 비디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2006년 시작됐으며, 오리지널 콘텐츠(자체 제작물)를 만들고, 게임 스포츠 동영상 등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에 따르면 프라임 고객이 비회원보다 아마존에서 4배가량 더 많은 제품을 구매한다고 밝혔는데요. 이 충성 고객들은 아마존이 2022년 월 회비를 12.99달러(약 1만 7000원)에서 14.99달러(약 1만 9000원)로 인상했을 때도 이탈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는 콘텐츠가 곧 광고인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과거 제품 및 브랜드를 단순히 홍보하는 방식을 넘어 이제는 콘텐츠 속에서 제품과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소개되며, 맥락을 갖춘 스토리텔링 방식의 홍보와 마케팅 방식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콘텐츠 커머스는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여 쇼핑의 경계를 허물고 고객에게 더욱 몰입감 넘치는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인공지능,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새로운 기술들은 콘텐츠를 보다 다양하고 차별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기업과 소비자의 연결을 강화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궁극적으로는 매출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전략이 될 것입니다.
[Reference]